과거의 빈곤 마을이 화가 마을로?!
2024-07-04

얼마 전 이색적인 전시회가 번시시 밍산구 한자촌에서 진행되었다. 전국 각지의 20여 명 예술가 뿐만 아니라 현지 수십 명 농민들이 이번 전시회의 주인공들이었다. 이날 한 자리에 모인 이들은 서예, 핸드페인팅 등 기예를 교류하고 그림의 다양한 화법에 대해 토론했다.

 

이번 전시회는 다양한 그림들로 이 ‘화가 마을’의 역사를 그대로 담아냈다.

 

번시시 밍산구 워룽가에 위치해 있는 한자촌은 과거 빈곤 마을이었다. 농민들의 연간 소득은 2000위안(약 38만 원)에 불과했다. 그러던 중, 마을 당지부 서기 쑨샹윈이 우연한 기회에 중국 모란화 제1마을의 일화를 전해듣게 된다. “뤄양 핑러촌은 농민 회화를 통해 모란화를 상품화했다. 이로써 농민들의 삶이 풍요로워졌을 뿐만 아니라 중국 모란화 제1마을이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되었다.”

 

쑨샹윈은 번시시인민대표대회 대표 궈따이성과 연락을 취해 농민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 회화학교를 꾸렸다. 쑨샹윈에 따르면 당시 학생들은 마을에서 직접 조직했고 학교 운영, 교사 초빙, 각종 회화 재료 준비 등 모든 비용은 기업인들의 협조로 이루어졌다. 또한 농민들의 열정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신청하러 오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옷 한벌씩을 나누어 주었다 한다.

 

호미가 아닌 붓을 드는 것, 농민들에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당시 한자촌은 뤄양에서 교사를 직접 초빙해 농민들에게 그림을 가르쳤다. 초기 신청자 수는 100여 명에 달했다. 수강생 한솽은 “처음에 붓을 들기만 하면 손이 떨릴 정도였어요”라고 회상했다.

 

그림 그리기가 적성에 맞지 않아 수업 도중 수다를 떨고, 담배를 피우고, 잠을 자는 현상들이 속출했다. 개강 며칠 뒤 초기 신청 수강생 중 절반이 중도 포기를 선언했다. 하지만 쑨샹윈은 포기하지 않고 “여러 분들이 버티지 않으면 영원히 산 속 빈곤 마을에서 생활해야 해요”라며 이들을 설득했다.

 

2015년 여름, 번시시는 첫 농민 전시회를 열었다. 한자촌의 작품 130점이 전부 매진되었다. 이를 계기로 농민들도 점차 자신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한자촌은 농민 화가들을 이끌고 선후로 선양, 샤먼, 뤄양, 상하이, 베이징 등 지의 문화박람회에 참가하고 농민화 경매 활동도 성공적으로 개최하였으며 다양한 농업 관광 프로젝트도 조성했다.

현재 한자촌 회화학교는 200제곱미터로 확장되었다. 적지 않은 마을 주민들이 이 곳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여가시간을 보낸다. 한가할 때는 도시락을 직접 싸들고 와서 하루 종일 그림을 그리는 경우도 많았다. 그 정도로 회화에 진심인 마을 주민들이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한자촌이 화가마을로 탈바꿈하게 된 발전 과정을 집중적으로 전시했을 뿐만 아니라 상하이, 베이징, 뤄양 및 기타 지역 농민 화가들과 교류, 학습할 수 있는 기회 또한 마련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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