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가에 상처를 입은 채 길거리를 떠돌던 강아지 한 마리가 은행의 ‘모범직원’으로 활약해 화제다. 6년 전, 중국 우정저축은행 다롄 중난로지점은 떠돌이견 한 마리를 구조했다. 이 강아지는 시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어느새 중난로 일대의 ‘스타견’으로 되었다. 그리고 모두의 예상을 깬 일이 벌어지는데... 선후로 30여명 시민들이 이 스타견을 보러 은행을 방문했다가 적금까지 한 사실이 알려지며 큰 이슈를 일으켰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하는 훈훈한 도시 이야기다.
은행을 통해 구조된 떠돌이견
2월 27일 9시경, 우정저축은행 다롄 중난로지점 앞에 강아지 한 마리가 봄 해살을 만끽하며 꾸벅꾸벅 졸고 있다. 2분도 채 안되는 사이에 시민 여럿이 지나가며 강아지를 어루만진다. “기특하네, 이뿌니!” 은행원, 은행을 방문한 고객, 마트 주인, 배달 아저씨까지... 중난로 일대에서 ‘이뿌니’로 활약하는 이 암컷 강아지는 어느새 많은 시민들과 ‘찐친’ 사이를 맺었다.
현재까지 ‘이뿌니’의 나이는 예측하기 힘들지만 한 주민의 제보에 따르면 이 곳 중난로 일대에서 13~14년 간 머물렀다 한다. 6년 전부터 은행 부근에서 떠돌기 시작했는데 그때 귓가에 상처가 있었다 한다. 이를 가엽게 여긴 은행 경비원과 청소원는 그의 간식을 직접 챙기며 보살폈다.
인근 시장의 정육점 사장도 ‘이뿌니’의 간식을 자주 챙겼다. 그렇게 이 떠돌이견은 낮에는 은행 앞, 저녁에는 정육점을 오가며 나름 여유로운 일상을 유지할 수 있었다.
졸지에 스타견으로 등극
일년 사계절 중난로 일대에서 시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오던 ‘이뿌니’는 어느새 이 곳 스타견으로 등극했다. 시민 쟈 여사는 “매번 은행에 들릴 때마다 ‘이뿌니’와 눈이 마주치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요. 강아지가 워낙 순하고 애교도 많아 자꾸 눈에 아른거리거든요”라며 애착을 드러냈다.
상처가 가득했던 떠돌이견에서 점차 호전되여 가고 있는 ‘이뿌니’의 변화에 많은 시민들이 엄지를 내세웠다. 특히 은행측의 보살핌을 높이 평가했다.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장 여사는 “은행 직원들은 강아지의 옷, 보금자리부터 시작해 정기적으로 펫카페에서 관리도 해주며 극진히 보살폈어요”라고 전했다. 은행 청소원 류 씨는 혹여나 저녁에 추울가봐 매일 퇴근 후 강아지를 산핑가에 있는 집으로 데려갔다가 이튿날 다시 데려왔다 한다.
30여명 시민들의 적금 릴레이
은행을 통해 구조된 ‘이뿌니’를 위해 적지 않은 인근 시민들이 장을 본 뒤 거스름돈을 은행에 전달했다. ‘이뿌니’의 간식, 장난감을 마련하는 데 보태라는 의도에서다. 올해 설에 은행원들은 ‘이뿌니’에게 새 옷 한 벌을 장만해주었다. 오고 가는 시민들은 ‘이뿌니’의 옷주머니에 5원, 10원 씩 슬쩍 넣어주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 같은 시민들의 ‘선행’은 그들이 은행원들에 대한 두터운 신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보다 더 의외인 사실은, ‘이뿌니’로 인해 30여명 시민들이 이곳 은행에서 적금을 든 것이다. 졸지에 은행의 숨겨진 ‘모범직원’으로 활약한 셈이다. “‘이뿌니’에게 이끌려 이곳에서 적금까지 들게 되었어요. 강아지한테도 정성이 지극한 은행원들인데 저희 사람들한테는 오죽하겠어요. 업무 수준도 말이 필요 없겠죠!” 방금 은행에서 업무를 마치고 나온 한 시민이 직접 전한 말이다.
‘이뿌니’의 나이를 14살로 가정한다면 인간 나이 8,90세에 해당한다. 은행원들은 “‘이뿌니’가 살아있는 한 정성껏 보살피겠다”고 밝히며 훈훈함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