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에 있는 NIP e스포츠 클럽 트레이닝룸에서 ‘루키’ 송의진은 4명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 프로 선수들과 함께 게임 전술 토론과 실전 연습을 하며 다가올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e스포츠계에서 ‘천재 소년’으로 불리던 송의진은 10년 전 중국으로 건너와 LoL 게임의 e스포츠 프로선수가 됐다. 당시 LoL은 전 세계를 휩쓴 온라인 게임으로 각국 게임 애호가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새로운 것, 새로운 환경을 접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한국에선 중국만큼 기회가 많지 않았고 제가 중국에 관심이 있어 이곳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송의진의 말이다.
송의진이 중국에서 처음 정착한 도시는 상하이였다. 그는 중국 금융중심지인 상하이의 화려한 모습에 단숨에 매료됐다. 송의진은 상하이 생활을 떠올리며 “당시 상하이라는 도시를 정말 좋아했다”며 “음식이든 도시 건축물이든 정말 놀라웠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생활에 적응하고 다른 선수들과 경기에서 더 잘 소통하기 위해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현재 송의진의 중국어 실력은 훈련이나 경기 중에 동료들과 중국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유창하며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신조어까지 구사할 정도다.
지난 2018년 송의진은 미드 라이너로 중국팀 IG(인빅터스 게이밍) e스포츠 클럽을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으로 이끌며 이름을 알렸다. 송의진은 2023년 LoL 차이나가 선정한 10주년 10대 선수 중 3위에 올랐다. 한국인으로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아부었을지 짐작이 간다. 경기장 밖에서는 온화한 성격이지만 경기장 내에서는 강인한 면모를 보여주는 그는 중국에서 많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송의진은 “경기에 나설 때마다 팬들의 환호와 응원이 큰 힘이 됐다”며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송의진은 상하이를 떠나 선전으로 건너와 NIP e스포츠 클럽에 합류했다. 게임 루키에서 세계 챔피언, 또 팀의 맏형이 되기까지 송의진은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며 팀워크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시간 날 때마다 광둥 요리와 훠궈를 먹고 가끔 집 생각이 나면 삼겹살을 먹으러 갑니다.” 송의진은 중국 개혁개방의 최전선 도시 선전에서 지내는 생활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자고로 프로 선수들은 컴퓨터 앞에 앉아 훈련하는 게 일상이지만 그는 틈만 나면 선전의 거리를 돌아다니며 맛집 탐방에 나선다.
중국은 e스포츠 대국이다. 지난해 중국의 e스포츠 산업의 매출은 263억 5천만 위안(약 4조 9801억 원), e스포츠 이용자 규모는 4억 88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e스포츠 게임의 신제품 및 새로운 카테고리의 등장은 게임 이용자의 누적 성장과 산업 발전을 촉진하고 있다.
그중 중국에서 경제가 발전한 도시 중 하나인 선전은 e스포츠 산업 발전의 좋은 기반과 뚜렷한 우위를 지니고 있다. 또 게임 연구개발(R&D) 운영 및 첨단기술산업 발전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 선전시 정부도 e스포츠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지원하고 있으며 선전 e스포츠 산업 발전의 영향력과 역량을 꾸준히 향상시켜 국제 e스포츠 수도 건설을 가속화하고 있다.
송의진은 중국에서 ‘e스포츠 꿈’을 계속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e스포츠가 지난해 아시안 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점점 더 많은 인정을 받고 있다”며 “선전이라는 도시처럼 젊고 활력 있게 계속 발전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화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