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이른 아침, 랴오닝성 다롄시 창하이현 하이양다오(해양도)에 거센 바닷바람이 불어닥쳤다. 왕제는 안전모를 쓰고 손에 점검 장비를 든 채 35kV 변전소 안을 빼곡이 채운 설비들 사이를 누비며, 기계 상태를 하나하나 꼼꼼히 살폈다.
이 섬은 뱃길로만 닿을 수 있는 황하이 한가운데 외딴섬이다. "40여 년 전, 해저 케이블 '스하이선'이 처음 전기를 실어 나를 때 제가 딱 스무살이었어요. 그날로 전기 기술원이 됐죠." 왕제는 이 섬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다. "세월이 유수 같다더니, 올해 설날 당직이 은퇴하기 전 마지막 근무네요."
그의 기억 속에 '스하이선'이 들어서기 전, 이 섬은 온전히 발전기에 의존해야 했다. 하루 중 몇 시간, 제한된 시간만 불을 밝힐 수 있었고, 밤이면 섬은 깜깜한 어둠 속에 잠겼다. 고기잡이도, 평범한 일상생활 조차도 마음대로 되지 않던 시절이었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천지 차이다. 여러 번 전력망을 손보고 바꾸면서 이젠 24시간, 끊김 없이 안정적인 불빛이 일상이 됐다.
그래도 섬 생활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날씨 한 번 궂으면 배가 끊기고, 보급품도, 교대 근무자도 발이 묶인다. 명절 때면 그는 젊은 후배들을 집에 돌려보내고 당직은 자신이 도맡아 섰다. "우리 집이 변전소에서 불과 몇 km니까, 명절 근무는 나만 한 사람이 없지." 평소엔 좀처럼 자리를 떼지 못했던 그도, 해마다 한 번 있는 정기 건강검진만큼은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뗐다.
"나는 그냥 전기 지키는 기술자이기도 하지만, 이 섬에 사는 도민이기도 하잖아요." 왕제의 말에는 잔잔한 긍지가 묻어난다. 자기가 이렇게 한 번 더 꼼꼼히 살피고 확인하는 게, 결국 명절에 저마다 화목하게 모여 웃는 섬 주민들의 평온한 설날 밤을 지키는 길이라는 것이다. "명절은 다들 집에 모여 웃고 떠드는 시간이잖아요. 그런 때일수록 불빛은 단 한순간도 꺼져선 안 되는 법이죠."
오랜 세월, 혼자 먹는 섣달 그믐날 밥은 그의 일상이 됐다. "올해가 마지막이니까, 내가 밥을 싸서 변전소에 가져가 같이 먹으려고요." 아내 장수쥐안이 웃으며 말했다. "이젠 다 익숙해졌어요. 퇴직하고 나면 그때는 집에서 같이 춘완(춘절문예야회)을 보면서 저녁 식사를 할 수 있겠죠."
어느새 어둠이 내리고, 하이양다오 곳곳에 불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다. 은은하고 따뜻한 불빛이 섬 전체를 감싸 안으며, 훈훈한 명절 분위기를 자아낸다. 올해 은퇴를 앞둔 왕제가 요즘 유난히 기대하는 것은 현재 진행 중인 승압 변전 설비 개조 공사다. 그의 설명대로 이 공사만 마무리되면, 섬 주민들에게 더욱 안정적이고 깨끗한 전기를 선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문 출처: 신화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