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인지 사람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너무 비슷한데요!” 선양금융박물관 1층 전시홀에서 한 관광객이 실리콘인형과 사진촬영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는 사람의 모양을 똑닮은 인형의 이미지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2009년부터 선양금융박물관은 매년 ‘5.1 세계노동절’ 연휴 전의 주말과 입동 전에 박물관의 80여 개 실리콘인형을 새단장시킨다. 계절에 맞게 여름옷, 겨울옷을 입히는 것 외에도 메이크업, 헤어 그리고 취하고 있는 포즈까지 전문가의 손을 거쳐 새롭게 변신한다. 옛날 비엔예(邊業)은행 영업장의 활발한 분위기를 재현시킨 이 실리콘인형들은 선양금융박물관의 특색 중 하나다.
유니폼을 정갈하게 차려입은 직원들, 은행 업무를 보고 있는 다양한 차림새의 고객들... 이 곳 분위기는 지난 세기 2,30년대의 금융거래 현장을 방불케 한다. 총 88개 실리콘인형들은 그 시기 은행원들과 고객들의 업무 과정을 그대로 재현해냈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정말 구분하기 힘들어요. 사람의 모습과 너무 똑같아서요.” 이 곳을 찾은 관광객의 말이다.
소개에 따르면 비엔예은행은 지난 1919년에 쿠룬에서 설립, 1920년에 본부를 베이징에 옮겼다. 당시 전쟁 등 다양한 원인으로 비엔예은행은 결국 오래 버티지 못했다. 1925년 4월 10일에 다시 업무를 시작한 비엔예은행은 본부를 톈진에 두고 베이징, 상하이, 장자커우, 펑톈(선양 옛 이름), 창춘, 하얼빈, 헤이허에 지점을 설립했다. 그러다 1926년에 본부를 선양에 옮겼다. 오늘날의 선양금융박물관은 바로 비엔예은행 옛터에 설립된 것이다.
해마다 입동 전이면 이 곳 실리콘인형들은 시원한 여름옷을 벗어던지고 양복에 가죽구두, 창파오(長袍·중국 고유의 긴 웃옷)에 마고자, 긴 치파오 등 겨울 분위기 스타일로 한껏 멋을 낸다. 반대로 매년 ‘5.1 세계노동절’ 연휴 전에는 또 겨울옷을 벗어던지고 산뜻한 여름옷으로 변신한다. 이 같은 ‘시즌별 새단장 서비스’는 선양금융박물관에서 14년 간 견지해오고 있는 멋스러운 ‘전통’으로 이 곳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체험을 제공해주고 있다.
한편 2006년에 설립된 선양금융박물관은 중국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전시된 내용이 가장 풍부하며 진열 형식과 관중 참여 프로그램이 가장 많은 금융 테마 박물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