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가 중국 농촌 진흥 발전을 위한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초창기 농촌-도시 간 배송이 주를 이뤘던 농촌 전자상거래는 이제 디지털화, 고품질 발전의 새로운 단계로 들어서며 농촌 산업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접경 지역 깊은 산 속에서 농민 루잔카이(盧戰開·35)는 주민들과 함께 동영상을 자주 촬영한다. 3천여 개에 달하는 그의 숏클립에는 중국 동북 지역 숲의 풍요로움이 담겨 있다. 그는 영상을 통해 고향인 헤이룽장(黑龍江)성 라오허(饒河)현의 우수한 특산품을 전국에 소개하고 있다.
텅화쥔(騰華軍) 라오허현데이터전자상거래발전센터 주임은 지난해 라오허현의 전자상거래 거래액이 10억 3천만 위안(약 188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7% 급증했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 중공중앙 인터넷안전정보화위원회사무실 등 9개 부처는 최근 공동으로 ‘농촌 전자상거래 고품질 발전 추진에 관한 실시의견(이하 의견)’을 발표했다. 향후 5년 간 중국에 약 100개의 농촌 전자상거래 ‘리더 현(縣)’, 약 1천 개의 현 지역 디지털 유통 선도 기업, 약 1천 개의 현 지역 라이브방송 전자상거래 기지, 약 1만여 명의 농촌 전자상거래 리더를 육성할 계획이다. 또한 ▷기지 건설 ▷디지털 소비 환경 ▷물류 시설 및 배송 ▷산업사슬 ▷이색 브랜드 ▷판촉 행사 등 10여 개 분야에 대한 조치를 마련해 유통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서비스 효율이 높은 농촌 전자상거래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네티즌 수는 10억 명 이상, 5G 보급률은 50%를 넘어섰다. 지난해 중국 농촌 온라인 소매판매액은 2조 4900억 위안(약 455조 6700억 원)에 달했다.
쑨하오진(孫浩進) 헤이룽장성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소장은 농촌 전자상거래가 농산품 거래 방식에 혁신을 가져다줬다며 공산품이 농촌으로 유통되고 농산품이 도시로 판매되도록 촉진했다고 평가했다. 이를 통해 도농 간 요소 이동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농가 소득 증대와 농업 공급 측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다고 부연했다.
중국 중남부 산간지역 우링(武陵)산맥 가운데 위치한 후난(湖南)성 샹시(湘西)투자(土家)족먀오(苗)족자치주 구장(古丈)현은 인구가 14만 3천 명에 불과하다. 후난성에서 인구가 가장 적지만 이곳에서는 전자상거래 농촌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구독자 수 100만 명 이상의 향토지역 ‘왕훙(網紅·인플루언서)’을 육성해 구장현 특산품 판매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지난해 구장현 농산품 전자상거래 판매액은 1억 1천만 위안(약 201억 원)을 기록했다.
류후이(劉慧) 후난성상무청 전자상거래처 처장은 최근 수년 간 농산품의 도시 판매 루트 확대에 힘썼다면서 라이브방송 전자상거래 업체, 신선식품 전자상거래 업체 등 신업종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후난성 농촌 온라인 소매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9% 증가했다. 그중 농산품의 온라인 소매판매액은 14.48% 늘었다.
리궈샹(李國祥) 중국사회과학원 농촌발전연구소 연구원은 전문 인력 부족이 농촌 전자상거래 고품질 발전을 제약하는 걸림돌 중 하나였다며 “약 1만 명의 농촌 전자상거래 리더 육성 계획은 국가적 차원의 인재 지원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역량과 정부의 정책 추진에 힘입어 중국 농촌 전자상거래는 더 넓은 발전 공간을 얻으며 고품질 발전의 길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화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