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피규어 생산·판매업체 팝마트(POPMART·泡泡瑪特)가 태국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랜덤박스 컬렉션으로 유명한 팝마트는 최근 태국 방콕에 여섯 번째 매장을 오픈했다. 오픈 당일 해당 매장은 1천만 위안(약 19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해외 매장 일일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
새로 오픈한 라부부(LABUBU) 테마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밤새 줄을 서 오픈런 했다는 직장인 녹(Nok·33)은 제품이 입고되자마자 몇초 만에 매진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심지어 중국에 직접 가서 구매하는 팬들도 많다고 말했다.
화려하면서 귀엽고 기발한 캐릭터 외에 태국 디자이너의 손에서 탄생한 ‘크라이베이비(crybaby)’ 시리즈도 녹이 좋아하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눈물을 머금은 커다란 눈과 상상력이 풍부한 의상이 특징이다.
팝마트와 현지 아티스트의 협업은 태국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크라이베이비의 경우 태국 뿐만 아니라 중국∙미국∙유럽 등지에서도 인기다.
팝마트 설립자인 왕닝 회장은 최근 방콕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잠재력 있는 아티스트를 발굴해 그들의 작품을 지식재산권(IP) 상품으로 전환하고 고객에게 더 많은 기쁨과 따뜻함을 선사하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캐릭터 기반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팝마트는 아티스트 인큐베이터로도 활약한다. 엄선한 아티스트의 작품 제작, 마케팅, 유통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브랜딩, 소셜미디어(SNS) 캠페인, 팝업 행사, 전시회 등을 통해 아티스트의 창작물을 상품화하고 홍보한다.
예술과 캐릭터의 융합을 이끌어낸 이 회사는 장난감 업계의 핵심 주자로 부상했다. 2023년 말 기준, 팝마트는 30개가 넘는 국가(지역)에 450개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과 2300개 이상의 로보숍(Robo Shop)을 오픈했다.
팝마트의 태국 진출은 지난해 9월 성사됐다. 이후 독특한 랜덤박스 마케팅을 비기(祕器)로 동남아 제2위 경제대국 태국을 사로잡았다.
랜덤박스 마케팅은 불투명한 포장에 특별한 디자인의 아이템을 담아 판매하는 방식이다. 포장을 뜯기 전까지는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다. 랜덤박스 안에는 희귀 아이템이나 한정판 아이템이 섞여 있어 언박싱 과정에서 흥미가 더해진다.
또한 리미티드 에디션이나 스페셜 에디션 피규어가 종종 출시돼 수집가들의 세트 소장 욕구를 자극해 반복 구매로 유도한다.
“미지에 대한 기대감은 중독성이 있습니다. 언박싱이 주는 짜릿함이 있죠. 원하는 아이템이 들어있으면 진짜 대박입니다. 아니면 팬카페에서 다른 사람들과 아이템을 교환할 수 있어요.” 라부부 팬 민트(Mint·44)의 말이다.
민트는 단순한 구매 행위를 넘어 커뮤니티 교류도 즐긴다. 그에 따르면 팝마트에선 애호가들이 함께 모여 새로운 작품 발굴 열정을 공유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공간도 제공한다.
팬 커뮤니티 참여는 태국의 활발한 수집 문화를 반영한다. 12개의 국제 토이페어를 개최하는 태국은 정교하게 디자인된 사원 모형부터 활기찬 거리 예술에 이르기까지 예술품과 미니어처를 즐기는 전통으로 유명하다.
문덕일 팝마트 글로벌부문 사장은 그만큼 태국 소비자, 특히 젊은 세대가 트렌드와 미학에 관심이 많다며 사랑스럽고 섬세한 캐릭터가 특징인 팝마트 아트 토이 제품은 이러한 문화적 분위기를 타고 열풍의 주역이 됐다고 설명했다.
문 사장은 태국이 관광대국인 만큼 팝마트가 관광 소매업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 방콕 외에 치앙마이, 푸껫 등과 같은 인기 관광지에 매장을 더 많이 오픈할 계획이다.
이어 그는 “앞으로 팝마트가 아트토이 그 이상이 될 것”이라며 “재미와 감동, 놀라움으로 시작된 이 열풍을 테마파크, 게임, 애니메이션 등 고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새로운 사업으로 이어갈 계획”이라고 향후 포부를 밝혔다.
/신화통신